척추 관절이 뻣뻣하게 굳어 움직임이 둔해지는 강직성 척추염이 있습니다. 관절에 경직이 오고 허리에 주로 통증을 느끼는데 허리 디스크 등으로 오인하기 쉽습니다.
강직성 척추염이란?
강직성 척추염은 만성 관절염의 일종으로 척추의 주 병변이 특징입니다. 강직이란 오랜 기간의 염증 후 관절에 변화가 일어나 관절의 움직임이 둔해지는 것을 의미하고, 척추염이란 척추에 염증이 생기는 병이라는 뜻입니다. 따라서 강직성 척추염은 '척추에 염증이 생기고 움직임이 둔해지는 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강직성 척추염은 류마티스 인자(rheumatoid factor)가 음성인 ‘혈청음성 척추관절병증’이라는 질환군에서 가장 흔한 질환으로, 엉덩이의 천장관절과 척추관절을 특징적으로 침범하는 만성 염증성 질환입니다. 척추 외에 엉덩이, 무릎, 어깨 등의 관절에도 염증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과거에 이 질환은 남성에게서 주로 발생하는 질환으로 알려져 있었지만, 최근에는 여성 환자의 비율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강직성 척추염의 원인
강직성 척추염의 원인은 아직 정확히 밝혀져 있지 않지만, HLA-B27이라는 유전자와 깊은 연관이 있다고 알려져 왔습니다. 이 유전적 인자를 가졌다고 해서 반드시 강직성 척추염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는 발생할 가능성이 큽니다. 강직성 척추염 환자들의 90% 이상에서 HLA-B27이 양성으로 나타나며, 가족 중 강직성 척추염 환자가 있으면서 HLA-B27이 양성인 경우에는 발병 빈도가 10~30%로 높은 편으로 유전적 요인이 있습니다. 그러나 건강한 사람의 5%에서도 HLA-B27이 발견된다는 점에서 유전적 요인뿐 아니라 세균 감염, 외상, 과로 등의 요인도 원인으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증상
개인에 따라 증상에 많은 차이가 있지만 가장 흔한 초기 증상은 허리 통증으로, 거의 모든 환자에게 나타납니다. 주로 잠을 자고 일어난 후에 허리가 뻣뻣하면서 통증이 느껴지고, 활동하다 보면 허리의 통증이 약해지거나 사라지는 특징을 보입니다. 또한 허리, 엉덩이, 말초 관절, 발꿈치, 발바닥, 앞가슴뼈의 통증과 이밖에 관절 외 증상 등으로 나타납니다. 눈의 염증이 나타날 수 있고, 드물게는 심장, 신장(콩팥), 대장 등에 관련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1) 허리 및 엉덩이 통증: 척추염은 엉덩이 천장관절염과 함께 가장 특징적인 것으로, 초기 증상은 허리와 엉덩이의 만성적인 통증과 뻣뻣함입니다. 주로 20~40대에 발생하여 증상이 서서히 진행되고, 3개월 이상 장기간 지속되는 양상이 특징적입니다. 아침에 심하고 뻣뻣한 강직이 동반되며 운동 후에는 좋아지는 경향을 보이므로, 허리염좌, 추간판탈출증 등에 의한 허리 통증과 확연히 구분됩니다. 진행이 되면 염증에 의하여 척추, 천장관절이 하나로 서로 붙려 허리의 유연성이 소실되어 전 척추가 뻣뻣하게 굳게 됩니다.
2) 말초관절통증: 허리 통증 외에도 절반 이상의 환자에서 팔다리에도 관절염이 나타납니다. 주로 10대의 젊은 사람에서 팔다리 관절의 증상과 함께 질환이 시작되는 경우가 많으며, 류마티스 관절염과 달리 말초관절 침범이 비대칭적으로 나타나고, 무릎이나 발목관절을 잘 침범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3) 발꿈치, 발바닥, 앞가슴뼈의 통증: 인대나 힘줄이 뼈에 붙는 부위에 염증이 생기는 골부착부염으로 인해 통증이 발생하게 된다. 발꿈치가 침범되면 서있거나 걸음을 걷는 것이 어려워질 수도 있습니다. 갈비뼈가 가슴뼈와 연결되는 부위의 염증으로 인한 통증이 생기기도 하는데 이러한 통증은 심장과 관련된 통증과 유사하게 나타납니다. 또한 갈비뼈의 관절도 굳어 숨을 쉴 때 정상적인 가슴의 확장이 어려워지기도 합니다.
4) 관절 외 증상: 포도막염, 만성 전립선염, 폐 섬유화, 아밀로이드증, 대동맥판막기능부전증, 심전도장애, 염증성 장질환 등 다양한 장기를 침범할 수 있습니다.
진단 및 검사
강직성 척추염의 특징적인 척추 증상인 염증성 허리 통증으로 이 질환을 의심할 수 있고, 쇼버검사(Schober’s test) 등 관절의 운동 범위를 객관적으로 측정하는 몇 가지 검사를 통해 평가하게 됩니다. 또한 골반 X-선 촬영 상 천장관절염에 해당되는 징후를 확인하여 진단할 수 있는데, 질환의 초기에는 단순 X-선 검사에서 이상이 발견되지 않을 수 있다. 최근에는 CT, MRI로 훨씬 조기 진단할수 있습니다. 유전자검사(HLA-B27)는 진단이 모호한 경우 시행하여 진단에 참고할 수 있지만 필수적이지는 않으며 염증의 정도를 평가하는 혈액검사인 적혈구 침강속도(ESR), C 단백 반응(CRP) 역시 시행할 수 있으며, 그 수치가 증가되어 있는 경우가 흔합니다.
치료
1. 약물요법
강직성 척추염을 완치시키는 약물은 없지만 운동요법과 함께 시행할 경우 상승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on-steroidal anti inflammatory, NSAIDs)와 살리실레이트(salicylates)가 일반적으로 처방됩니다. 항류마티스제 또는 methotrexate는 척추질환보다는 말초관절질환에 도움이 됩니다. 코르티코스테로이드(corticosteroid) 국소주사는 증상 감소에 도움이 됩니다.
1)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 인도메타신(indomethacin), 나프록센(naproxen) 등의 소염제들은 통증과 강직감을 호전시켜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하게 하며 척추의 변형을 방지하는데 도움을 줍니다.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는 단순한 진통제가 아니라 염증을 줄여주는 약제임이 중요하다. 장기간 복용 시 위장관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2) 항류마티스약제: 설파살라진(sulfasalazine), 메토트렉세이트(methotrexate) 등의 약제로,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제에 반응이 좋지 않은 환자에게 항류마티스 약제를 추가하여 사용합니다.
3) TNF 차단제: 기존 약제에 반응이 없는 난치성 강직성 척추염에 쓸 수 있는 약물로 염증반응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물질인 TNF를 차단하여 효능을 나타냅니다. TNF 차단제는 주사제로 피부 밑이나 혈관으로 약물을 주입하기 때문에 의료인의 처치와 도움이 필요하며, 주사 부위의 부작용, 상기도 감염, 잠복 결핵의 발현과 같은 부작용이 있고 의료보험 적용 등의 문제가 있으므로 반드시 전문의와 상의한 후 투여를 결정해야 한다.
2. 운동요법
규칙적인 운동은 강직성 척추염의 치료에 가장 중요한 부분이며 허리, 등, 목을 튼튼하게 하는 운동은 바른 자세를 유지하고 향상시키는데 도움이 됩니다. 심호흡 운동과 에어로빅 운동은 갈비뼈 관절을 유연하게 유지하도록 도와줍니다. 특히 수영은 허리를 유연하게 유지하도록 해주며 동시에 다른 관절에도 도움이 되고, 호흡에도 도움이 되는 아주 좋은 운동입니다. 그 외에 자전거 타기, 농구, 배구 등 유산소 운동을 권장합니다. 신체접촉을 하며 관절에 손상을 줄 만한 격투기 같은 운동은 때문에 피하는 것이 좋으며 골프도 등을 구부린 상태에서 하기 때문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운동을 하기에 몸이 너무 뻣뻣하고 아프게 느껴지면 따뜻한 물로 목욕이나 샤워를 하여 근육과 관절을 풀어준 후 시행합니다. 운동은 서서히 시작하며 피곤하지 않고 통증이 가장 없을 때 할 수 있도록 계획을 세우도록 합니다. 증상이 악화되거나 척추강직이 증가하면 특수한 물리치료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3. 자세
바른 자세를 통하여 굳는 것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가능한 한 허리와 등을 곧바로 펴도록 하고 잘 때는 푹신한 매트리스는 피하고 딱딱한 바닥에서 아주 얇은 베개를 사용하여 똑바로 눕거나 수건을 돌돌 말아 목 밑을 받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다리를 오그리지 않고 가능한 한 쭉 뻗도록 합니다. 걷거나 서 있을 때에도 고개를 들고 어깨를 쭉 펴고 허리와 등을 곧게 합니다. 올바른 자세를 테스트하는 방법은 벽에 등을 대고 섰을 때 발 뒤꿈치, 엉덩이, 어깨, 머리가 동시에 벽에 닿아야 합니다. 일을 할 때는 등을 구부정하게 하는 자세를 피해야 합니다.
4. 수술
강직성 척추염은 전신성 염증질환이기 때문에 수술로 완치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이미 척추나 다른 관절의 변형이 심하여 생활에 큰 불편이 있다면 수술을 고려할 수 있는데, 척추 절골술(osteotomy), 전관절 치환술이 가장 흔하게 시행됩니다.
경과 및 합병증
강직성 척추염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척추가 대나무처럼 연결되는 강직을 초래할 수 있다(Bamboo spine). 그 결과 모든 방향의 척추 운동이 어려워지고 등이 앞으로 굽으며 목도 움직이기 어려워집니다. 가슴뼈의 강직이 올 경우 가슴이 확장되지 않아 가벼운 운동에도 숨이 차게 됩니다. 따라서 반드시 금연하고 규칙적으로 운동해야 합니다.
강직성 척추염은 척추와 팔다리 관절 외에도 전신에서 염증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눈의 포도막(uvea)에 염증이 생겨 눈이 아프고 시야 장애가 나타나는 포도막염이 있습니다. 이는 재발이 잘 되며 반복될 경우 녹내장이나 시력 상실과 같은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그 외에 폐나 심장, 신경계의 합병증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관련 진료과
류마티스내과, 소아청소년과, 신경외과, 재활의학과, 정형외과
'건강'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방아쇠 수지 원인과 치료 (0) | 2022.12.10 |
---|---|
손목 건초염(드퀘르벵 건초염)이란? 손목 건초염의 원인 및 치료 (1) | 2022.12.08 |
회전근개 파열의 증상 및 원인, 진단 및 치료 (2) | 2022.12.04 |
녹내장의 원인과 치료 및 예방 (0) | 2022.11.28 |
동결견의 원인과 치료 (0) | 2022.11.28 |
댓글